“이전상장 효과 제한적…본질은 펀더멘털” 분석도

| 서울=한스경제 김동주 기자 | 코스피 이전상장을 추진 중인 알테오젠을 둘러싸고 최근 시장의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대형 바이오기업의 코스피 이전이 기업가치 제고와 기관투자가 유입을 위한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평가받았지만, 최근 정부가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오히려 코스닥에 남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2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알테오젠은 지난해 주주총회를 통해 코스피 이전상장을 결의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회사는 이미 이전상장 주관사를 선정한 데 이어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준비하고 있으며 최근에도 “이전상장 계획에는 변화가 없지만 달라진 시장 환경은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 국민성장펀드·코스닥 승강제…달라진 정책 환경
올해 들어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시장 환경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먼저 금융위원회는 코스닥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오는 10월 코스닥 승강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우량기업은 프리미엄 시장으로 분류해 투자 매력을 높이고, 부실기업은 신속히 퇴출하는 구조다. 여기에 저가주 퇴출 정책과 코스닥 대표기업 육성 방안도 함께 추진되고 있다.
특히 시장이 주목하는 부분은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다. 정부는 반도체·인공지능(AI)·바이오·로봇·방산 등 첨단 전략산업 육성을 목표로 대규모 정책자금을 공급하고 있으며, 1차로 조성된 6000억원 규모 펀드가 단기간에 완판되면서 추가 조성 논의도 진행 중이다.
현재 바이오 분야에서는 비티젠(구 에스티젠바이오)과 SK바이오사이언스가 국민성장펀드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비티젠은 생산설비 증설을 위한 자금을 확보했고 SK바이오사이언스는 폐렴구균 백신 글로벌 임상과 상업화를 위한 대규모 자금을 지원받았다. 업계에서는 국민성장펀드가 임상 후기 단계 프로젝트와 생산 인프라 확충 기업을 우선 지원하는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알테오젠 역시 잠재적 수혜 기업으로 거론된다. 알테오젠은 자체 히알루로니다제 생산시설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상업화 단계에 진입한 플랫폼 사업을 보유하고 있다. 하나증권도 최근 보고서에서 국민성장펀드 수혜 가능성이 높은 바이오 기업으로 알테오젠과 에스티팜 등을 꼽았다.
▲ 코스피 이전 효과보다 중요한 것은 ‘펀더멘털’
증권가에서는 최근 들어 코스피 이전 자체보다 알테오젠의 사업 경쟁력이 기업가치를 결정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카카오와 셀트리온 사례를 분석한 결과 코스피 이전 효과는 상장 직전 수급 개선에 국한됐으며 상장 이후 주가는 결국 실적과 펀더멘털에 의해 결정됐다고 평가했다.
알테오젠의 경우 코스피 이전 시 ETF와 인덱스 추종 자금 등 약 1424억원 규모의 패시브 자금 유입이 예상되지만 현재 시가총액 대비 1% 수준에 불과해 기업가치를 좌우할 정도의 변수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반면 사업 측면에서는 긍정적 요인이 이어지고 있다. 알테오젠은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SC’ 상업화에 따른 로열티 수익 확대가 기대되는 데다 다이이찌산쿄, 사노피, GSK, 바이오젠 등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마일스톤과 로열티 수익이 본격화되는 구간에 진입하고 있다. 또한 추가 기술이전(L/O) 가능성과 ‘엔허투SC’, ‘듀피젠트SC’ 등 신규 프로젝트 진전도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코스피 이전 여부보다 알테오젠이 코스닥 대표 바이오기업으로 남아 정부 정책 수혜를 받을 경우 더 큰 프리미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활성화 정책 방향이 뚜렷하게 공개되는 시기에 동시에 코스닥 시장에 남기로 결정하면서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지난달 코스닥협회가 알테오젠에 공식적으로 이전상장 재고를 요청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협회는 알테오젠을 코스닥 시장의 대표 성공 사례로 평가하며 이전상장이 시장 신뢰도와 투자 매력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현욱 현앤파트너스 대표는 “알테오젠은 코스닥 시장에서 성장한 대표 기업인 만큼 코스닥 시장에 맞는 경영을 이어가는 것도 중요하다”며 “회사가 커졌다면 시장과 후배 기업들에 대한 일정 부분의 사명감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도 “기업 규모가 커지면 반드시 코스피로 이전해야 한다는 인식은 적절하지 않다”며 “미국의 나스닥처럼 혁신 기술기업 중심 시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알테오젠 같은 기술주는 코스닥에 남아 시장 정체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개념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동주 기자 ed30109@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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